『그릿』은 자녀교육에 꼭 필요한 비인지 능력인 ‘마음근력’을 중심으로, 자기조절력·자기동기·대인관계력을 키워 아이가 스스로 동기 부여하고 끝까지 해내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실천적 육아 지침서입니다. 교육학과 심리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부모와 아이 모두의 성장을 이끌어주는 이 책은 특히 ‘회복탄력성’보다 읽기 쉬우며, 바쁜 부모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유익한 책입니다.
‘공부해!’보다 중요한 건 그릿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왜 공부한 만큼 성적이 안 나올까?”라는 고민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해답은 단지 공부 방법이 아니라, 공부를 끝까지 해내는 마음의 근력, 즉 ‘그릿(Grit)’에 있다. 『그릿』의 저자 김조한 교수는 12년간의 연구 끝에 그릿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한다. 바로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이다. 단순히 지능이나 학습량이 아니라, 이 비인지 능력이 아이의 성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페리 프리스쿨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 미시간 주의 빈곤층 아이들 중 일부는 자율성 중심의 교육을 받았고, 다른 일부는 전통적인 교과 중심 교육을 받았다. 40년 뒤, 자율성을 경험한 아이들은 훨씬 더 높은 소득, 낮은 범죄율, 건강한 삶을 살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학습 능력이 아니라 그릿, 즉 자율성과 끈기, 자기조절력이 성공을 예측한다는 증거다. 그릿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반복된 자율적 실행 경험, 실수 후 회복하는 능력,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법을 배울 때 길러진다. 결국 자녀가 어떤 시험을 치르든, 어떤 진로를 택하든 끝까지 해내는 힘은 부모가 어떻게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 부모는 공부하라고 채찍질하기보다, 아이가 ‘왜’ 공부하는지 스스로 찾고, 자기 조절의 경험을 반복하게 도와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그릿은 경제학자도 주목했다
『그릿』은 심리학뿐 아니라 경제학, 교육학을 아우른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헤크먼은 ‘성공은 비인지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지능’보다 ‘끈기’, ‘친화력’, ‘자기조절력’ 등의 소프트 스킬이 아이의 삶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한다. 실제로 그가 참여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유아기에 받은 자율적 교육은 성인이 되었을 때 소득, 건강, 사회 적응력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만든다. 뉴질랜드 더니든 종단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어린 시절 충동성이 낮고 자기조절력이 높은 아이들이 30대에 더 건강하고 부유한 삶을 살았다. 그릿은 단지 학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생 전체의 질을 좌우하는 기초 체력이다. 이런 비인지 능력은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 문제는 부모와 교육 시스템이 ‘지식의 양’에만 집착해 ‘끈기 있게 해내는 힘’을 길러줄 기회를 빼앗는 데 있다. 때로는 아이가 실패하고 넘어져보는 것도 그릿을 기르는데 중요한 과정이다. 부모가 먼저 실패를 허용하고, 아이 스스로 계획하고 돌이켜보는 훈련을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김조한 교수는 그릿이 높아야 인지 능력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성취력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다. 진정한 공부는 시험 대비가 아닌 인생을 위한 훈련이며, 그 중심에 그릿이 있다.
그릿은 아이를 위한 것이자 부모를 위한 책
『그릿』을 읽은 많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읽히려고 샀지만, 나 자신이 먼저 변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아이의 학습법이나 성적 향상 팁을 넘어, 부모가 아이의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결국 아이의 그릿은 부모로부터 온다. 책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루틴도 함께 제시한다. 아이 스스로 그날 할 일을 정하고, 어떻게 실행했는지를 함께 되돌아보는 훈련을 통해 자기조절력이 자라난다. 이렇게 소소한 습관 하나가 성인의 삶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미국의 GED(고졸 검정고시) 합격자와 일반 고졸자의 차이는 지능이 아니라 그릿에서 비롯된다는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부모가 자녀 교육에서 느끼는 부담과 좌절도, 결국은 아이를 어떻게 독립적이고 자기 동기화된 존재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귀결된다. 『그릿』은 그 질문에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답을 준다. “자녀에게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은 지능이 아니라 그릿”이라는 말은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정확히 요약한다. 엄마가 먼저 변하고, 그 변화가 아이에게 스며드는 과정에서 진정한 교육이 시작된다.
공부가 아닌 삶의 방식으로서의 그릿
『그릿』은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드는 책이 아니라, 끝까지 해내는 삶을 가르치는 책이다. 이 책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육아 지침서이며, 내면의 힘을 기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권할 만하다. 특히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 자주 포기하는 성향을 지닌 아이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릿은 단지 교육의 기술이 아니라, 살아가는 태도이며, 우리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