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엘렌 클레르 & 뱅상 트리부의 『마음의 기술』


서론 – 뇌의 작동 원리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누구나 마음이 무너지는 날이 있습니다. 휘몰아치는 감정 속에서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 스스로를 추스르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음의 기술』은 이런 질문에 과학적으로, 또 따뜻하게 대답해 주는 책입니다. 뇌과학과 심리학이라는 날카로운 렌즈를 통해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 숨겨진 치유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냅니다. 복잡한 인간의 감정, 습관, 사고 구조를 낱낱이 해부하면서도 독자가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기술로 연결시키는 것이 이 책의 강점입니다. 


마음의 기술



본론 ① – 감정, 습관, 사고를 바꾸는 뇌의 설계도


 『마음의 기술』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마음은 기술이다"라는 전제 위에, 뇌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누구나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은 바로 우리의 뇌에 있습니다. 뇌는 고속도로다. 책에서는 뇌를 도로망에 비유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감정 반응과 사고 패턴은 아스팔트 도로처럼 단단해지고, 잘 쓰지 않는 기능은 점점 풀이 무성한 비포장도로처럼 퇴화합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어떤 도로를 계속해서 달릴 것인가” 하는 선택입니다. 예컨대, 반복되는 불안이나 분노 반응은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전전두 피질은 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충분한 학습과 훈련이 없으면 그 기능은 미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그 훈련은 단순한 의지나 감정 억제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습관도 뇌가 만든다. 매일 똑같은 길로 출근하다가 무심코 잘못된 방향으로 가본 적 있나요? 그건 단지 건망증이 아니라 기저핵이라는 뇌 부위가 자동화된 행동 회로를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반복된 행동은 뇌 속에서 하나의 회로로 굳어지며, 자동화된 ‘루틴’이 됩니다. 습관은 의지와 상관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바꾸려면 같은 방식으로 – 반복을 통해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입니다.


본론 ② – 감정을 조절하는 진짜 기술, 뇌의 힘


감정은 억누를수록 폭발한다. 감정은 억제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회피’와 ‘억제’는 감정을 더 고조시키고, 뇌의 편도체와 변연계를 더 활발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감정 억제’ 전략이 오히려 심리적인 질환(예: 우울증, 불안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불안장애를 가진 사람은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피하고, 대신 자기 내면으로 감정을 억누릅니다. 이 과정은 뇌의 불안 회로를 더욱 단단히 강화시켜 결국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감정은 이름 붙이고 흘려보내야 한다. 책은 불안이나 분노 같은 감정에 ‘이름 붙이기’ 전략을 소개합니다. “불안한 뇌가 폭주하고 있어”, “편도체가 또 일을 벌이고 있네”라는 식으로 감정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인지화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감정과 나 사이에 거리를 두고, 그 감정을 ‘내 마음의 현상’으로 인식하게 되어 훨씬 더 객관적인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접근은 명상, 마음챙김(mindfulness), ACT(수용전념치료) 등 최신 심리치료의 핵심 기법과도 닿아 있으며, 책에서도 이를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훈련 방법과 예시를 제공합니다.



본론 ③ – 뇌 가소성과 학습, 변화는 가능하다

 
『마음의 기술』은 뇌과학의 가장 희망적인 발견 중 하나인 뇌 가소성(neuroplasticity) 개념을 중심에 둡니다. 한마디로, “뇌는 평생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엔 뇌세포가 성인이 되면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현대 과학은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운동을 배우듯 감정도 훈련할 수 있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면 뇌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집니다. ‘자기 비하’가 아닌 ‘자기 수용’, ‘부정적 반추’가 아닌 ‘현재 집중’으로 나아가는 뇌의 재편성이 가능한 것입니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이 답이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효과가 아니라 반복적인 노출과 실행입니다. 운동을 하루만 한다고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듯, 감정 조절도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명상을 10분씩 매일 하고, 감정 일기를 쓰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적는 연습은 뇌 회로를 서서히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결론 – 마음의 ‘주치의’는 결국 나 자신이다

 
『마음의 기술』은 자기계발서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속은 과학적 지식과 따뜻한 통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자들은 말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 주치의가 될 수 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감정에 흔들리고 습관에 지배당하던 나는 이제, 조금씩 변화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꾸진 않겠지만, 하나의 뇌 회로는 바꿀 수 있습니다. 그 하나가 두 개가 되고, 열 개가 된다면, 인생은 정말 달라질 수 있겠죠. 이 글을 읽은 당신도 이제 자신의 감정을, 뇌를,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시작에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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