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의 가르침』,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법을 배우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며 많은 독자들에게 자극과 통찰을 제공한 책이다. 저자 세이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노(NO)”라고 말하는 용기를 강조한다. 이 글에서는 세이노의 말 중 공감되는 내용과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오늘날의 젊은 세대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본다.

세이노의 가르침


표절하여 돈 벌어먹는 놈들이 있다

세이노는 자신의 글이 허락 없이 유통되고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실을 책 초반부터 분노를 담아 적고 있다. “표절하여 돈 벌어먹는 연놈들”이라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은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이 표현은 단지 과격한 언사로 치부하기보다, 세이노가 자신의 저술 활동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그가 말하는 ‘놈들’은 단순한 불법 복제자들만이 아니다. 무지한 대중을 대상으로 감언이설을 퍼뜨리며 돈을 버는 ‘강의파리’들, 경험도 없는 주제에 성공을 약속하며 책이나 강연을 파는 이들 역시 포함된다. 그는 이 책에서 “나는 돈 벌 목적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진짜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썼다”고 말한다. 실제로 세이노는 전자책을 무료로 배포했으며, 종이책 또한 6,6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간하였다. 이 같은 진정성이 독자들에게는 강한 설득력을 가졌고, 책의 폭발적인 인기를 견인한 핵심 요인이 되었다. 이처럼 저자는 자신의 글이 “정직한 기록”임을 강조하며, 이를 악용하는 이들에게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 다소 자극적인 표현이지만, 이러한 서술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말할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만든다. 이는 곧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세계관에 천천히 동화되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독자들은 두 가지 태도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세이노의 말을 맹신하며 모든 타인의 말을 거짓이라 치부하는 태도, 다른 하나는 그의 격한 감정 표현과 태도에 일단 거리를 두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태도이다. 저자의 글에 담긴 분노의 뿌리를 이해하되, 그가 던지는 메시지를 맥락 안에서 음미하고 해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진짜 경험에서 나온 날 것의 조언들

세이노의 글은 거칠다. 그리고 그 거친 글에는 삶을 통째로 집어삼켰던 실전의 경험들이 녹아 있다. 그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이 아니었고, 실패도 많이 겪었다. 여의도에서 사업을 하다 망하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해외로 나갔으며, 학생을 가르치며 먹고 살았다는 이야기는 더없이 현실적이다. 그는 말한다. “죽을 만큼 일해봤냐? 안 해봤으면 죽을 만큼 해봐라.” 세이노의 이 말은 단순한 비난이나 무시가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냉혹함을 알고 있는 자의 단호한 충고다. 세이노는 이 책에서 실패의 경험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그것을 하나의 무기처럼 사용한다. ‘어떤 성공’보다도, ‘어떻게 실패를 이겨냈는지’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성공하는 법을 말하는 대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현실의 질감을 담은 조언이며, 감정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 힘을 지닌다. 그는 “노력의 양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강조한다. 자전거 비유를 통해 “아무리 열심히 페달을 밟아도 핸들이 잘못된 방향을 향하고 있으면 헛수고”라고 말한다. 이 구절은 직관적이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노오력’은 찬양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헛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도 이 책은 보여준다. 또한 그는 재테크에 대해 현실적인 비판을 쏟아낸다. “사람들은 물만 부으면 라면이 되는 인스턴트 재테크 지식만 찾는다.” 이 말은 현재의 재테크 유튜브, 강의 콘텐츠 산업을 겨냥한 통찰로 읽힌다. 단기적인 성공, 즉효성 있는 해답을 원하는 대중의 태도를 꼬집으며, 그들이 결국 사기꾼을 부자로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그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제대로 된 통찰’을 구하라고 말한다. 그 또한 완벽한 정답을 제시하진 않지만, 최소한 대중이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할지를 말해준다. 세이노는 젊은 시절 “건강 따위 신경 쓰지 말고 일에 몰입하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선 동의가 엇갈릴 수 있다. 체력의 한계는 분명 존재하고, 건강은 장기적인 삶의 필수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의 삶의 방식과 철학은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이렇게도 살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서 얻은 것이 있다.’

동의하지 않는 주장에 대하여: 엘리트 혐오와 젊음의 절약 강박

세이노는 이 책에서 학벌에 대한 강한 회의감을 드러낸다. 그는 “학력과 학벌이 좋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엘리트 의식”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운다. 실제로 그는 서울의 명문대를 나오지 않았고, 그것에 대한 일종의 거리감 혹은 저항감이 글 곳곳에 배어 있다. 그러나 독자는 이러한 그의 시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 현실은 다르다. 학벌은 여전히 사회적 자본으로 기능하며, 특히 취업이나 네트워크 형성 등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을 만든 사람 중에도 고학력자가 많다”는 반론은 통계적으로도 입증된다. 그는 ‘엘리트 의식’을 문제 삼지만, 엘리트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배려 없는 우월감’이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학벌 혐오 혹은 엘리트 혐오는 그 자체로 또 다른 편견일 수 있다. 또 하나, 세이노는 젊은 부부들이 호텔에서 돌잔치를 하고 고가의 결혼식을 치르는 것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한다. 일정 부분에서는 그 말이 타당하다. 소득 대비 과도한 소비는 분명 문제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젊어서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중요한 경험”이라는 관점을 간과하고 있다. 요즘은 테이스트와 경험이 곧 커리어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여행이나 문화적 소비를 통해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키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거나 창업을 시도하는 사례도 많다. 무조건 아끼는 삶은 오히려 인생의 활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절약은 분명 미덕이지만, 젊음의 특권을 소비하지 못하는 사회 또한 건강하지 않다. 무엇을 위해 돈을 아껴야 하는지, 돈을 아낀 결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세이노의 가르침은 일부 타당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과의 괴리감도 분명 존재한다. 그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기보다는, 그의 통찰과 과장을 분리해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동의와 비판 사이에서, 세이노를 다시 읽는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수십 년간 쌓아온 경험과 통찰, 때로는 분노와 독설이 혼재된 기록이다. 그의 말은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주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논란도 적지 않다. 이 책은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정말 노력하고 있는가?”, “노력의 방향은 맞는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이 책을 읽고 난 뒤, 독자는 더 이상 예전의 방식대로 일하고 살 수 없게 된다. 그것이 세이노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일 것이다. 그의 책을 읽을 때는, 그의 말에 끌려가기보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내 방향은 맞는가’를 되묻는 성찰이 필요하다. 단순한 성공법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인생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실패 이후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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